파이널 서드에서 측면 공격

2024. 2. 21. 11:24축구전술

파이널 서드에서 측면 공격

 

68x108m 피치에서 선수들의 위치, 속도, 타이밍, 포지션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공격들이 나타난다. 한 발자국, 속도 변화,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순간을 노리는 액션, 몸의 자세에 따라 공격 작업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난다. 최근 축구 감독들은 득점 확률을 더 높이기 위해 선수 간 간격 (인터벌:Interval)과 라인간 간격 (:Gap) 공간을 세밀하게 분할해 사용한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측면을 통해 공격하는 방법들은 무척 흥미롭다.

 

전통적으로 측면을 이용하는 방법은 '공격 시 최대한 넓게, 수비 시 최대한 좁게' 라는 원칙에 따라 양 사이드백과 사이드 윙어가 좌우로 최대한의 너비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최대한의 너비를 이용하는 방식은 여러가지 단점들이 있다. 첫째, 최대한의 너비를 확보하고 있는 사이드백 사이드 윙어에게 일자 패스 전개한 다음 볼의 탈출 경로가 측면으로 제한된다. 둘째, 4명이 경기장 좌우 끝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골대로 가는 동선이 길어져 공수전환 시 불리하다. 셋째, 콤팩트한 수비를 상대할 때 공격 작업에 동원되기 어렵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고자 현대 축구 감독들은 필요한 만큼의 너비라는 원칙에 따라 새로운 해결책들을 제시했다. 첫째, 사이드백이 중앙으로 진입해 상대 측면 미드필더를 안쪽으로 유도하고 고정한다. 즉 공격 작업 시 후방에 위치한 선수들간 간격을 좁혀 사이드 공간을 크게 활용한다. 둘째, 측면에 사이드 백과 윙어가 상황에 따라 좌고우저 혹은 좌저우고 대각선 형태로 위치한다. 상대 사이드 백이 공과 자신의 마크를 한 시야에 담지 못해 고개를 계속 돌리기 때문에 수비가 어려워진다. 셋째,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하프 스페이스와 사이드 공간을 형식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범위를 더욱 세부적으로 분할하고 점유한 공간을 순간적으로 인수인계한다. 상대 선수들을 그룹 단위, 섹토리얼 단위(예: FW, MF, DF) , 인터 섹토리얼 단위 (예: FW와 MF)로 분리시켜 인터벌과 갭을 만들어 볼의 출구를 만든다.

 

이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첫째, 중앙에서 선수간 10m이하의 짧은 패스 경로들이 만들어져 패스의 확률이 높아진다. 둘째, 중앙에 상대를 밀집시켜 윙어에게 도달할 수 있는 패스 경로가 열린다. 셋째, 윙어가 볼을 받기 전 후 상황 모두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11 상황에 자주 노출된다. 넷째, 공수전환 시 선수들이 빠르게 동원되어 숫자 싸움에 유리하다.

 

필요한 만큼의 폭에 대해 설명하는 제시 마치-https://www.youtube.com/watch?v=qOG27xhEu3o

 

 

최근의 축구는 필요한 만큼의 너비만을 가져가며 미들 서드의 마지막 지역 또는 파이널 서드에 볼을 투입 시키는 속도를 증가시키고 시간을 단축시켰다. 전 리즈 유나이티 감독인 제시 마치나 사리의 라치오처럼 상대의 수비 폭 만큼 너비를 가져가는 경우도 있고 윙어만 사이드 끝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글에서는 파이널 서드에서 측면에서 볼이 투입 된 다음 상황의 세부적인 전술들도 발전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마지막 지역에서 공격 작업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세부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파이널 서드에서 측면 공격 단계

파이널 서드에서 측면 공격

 

일반적으로 볼을 측면으로 투입했을 때 발생하는 상황들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차 상황은 측면에 위치한 선수가 볼을 받고 몸과 볼이 모두 열렸을 때 상황이다. 측면 선수는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볼을 투입해 빠르게 슈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라스트 패스가 불가능할 때 2차 상황으로 국면이 전환된다. 2차 상황에서는 숫자, 위치, 특성을 고려해 측면 공략을 시도한다. 2v2, 2v3, 3v3, 3v4 상황이 자주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측면을 성공적으로 공략했을 경우 크로스나 패스 이후 득점 기회를 창출한다. 측면 공략이 여의치 않을 경우 3차 상황으로 국면이 전환된다. 3차 상황으로 국면을 전개한다는 것은 본래 공략하려고 했던 측면 공간에서 (제1공간)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제2공간) 탐색하는 것이다. 2차 상황에서 3차 상황으로 전개하는 것처럼 즉 제 1공간을 공략을 멈추고 재차 제1공간을 공략할 수도 있다.

 

1차 상황: 즉각적 슈팅기회 창출(고영준 패턴) - https://youtu.be/TD_m9zNk_84?si=bM_Zw6F1Ou_wmY4u&t=72

 

2차 상황: 순간적 로테이션 (물레방아 움직임) 을 통해 측면 공략

 

3차 상황으로 전환할 때 많은 팀들은 부적절한 포지셔닝으로 가까이에 있는 선수(근처 2자)에게 습관적으로 패스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선수들이 적절한 포지셔닝을 갖추었다면 리턴 후 바로 크로스나 측면 공간을 공략할 수 있는 상황이 다시 연출된다. 하지만, 상대의 시야에 이미 노출된 선수가 패스를 받고 압박을 당할 경우 상대팀은 침몰된 라인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최전방 공격수의 수비 가담이 적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맨시티는 근처 2자에게 패스하기보다 상대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 정면을 바라보는 '자유로운 4자'에게 패스를 해 새로운 공간과 방법을 탐색한다. 

3차 상황: 제 3의 선수 찾기

 

2차 상황과 3차 상황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자. 효과적인 포지션 플레이를 하는 팀들은 상대 골대를 정면으로 바라본 채 볼을 소유했을 때 상대 등 뒤에서 볼을 받아 공격을 전개한다. 이로 인해 상대 선수들은 고개를 많이 돌리고, 인터벌과 갭이 넓어지고, 중앙이 분리되고, 본인의 마크를 놓치게 된다.

 

포지션 플레이를 하는 팀들은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볼을 잡았을 때 상대 등 뒤 공간을 세부적으로 활용한다. 쏠로 플레이가 없는 축구 경기에서 언뜻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선수들의 포지셔닝도 무척 중요하다. 특히 골 에어리어를 3등분 했을 때 볼에서 먼쪽(파 포스트) 3명을 위치시킴으로써 상대 최종 수비 선수들의 인터벌을 크게 만들 수 있다. 볼에서 먼쪽 수비 선수들의 인터벌은 10m가 안되지만 볼 근처 수비 선수들의 인터벌은 16m에 육박한다. 수비 선수들은 몸을 측면으로 튼 채로 마크와 공을 동시에 볼 수 없는 상황을 강요받는다.


측면 공략 원칙

 

측면 공략을 위한 원칙은 총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볼과 함께 상대를 고정하는 것이다. 볼을 가진 선수는 빠르고 강하게 돌파 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둘 수도 있지만 천천히 상대를 끌어들여 특정 공간에 고정 시킬 수 있다. 이후 계획적 또는 돌발적 침투를 통해 측면을 공략할 수 있다. 정발 윙어를 투입했을 때 안으로 드리블을 칠 경우 볼을 지켜내며 드리블을 하거나 골대 방향을 바라보며 패스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반댓발 윙어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돌파력이 좋은 선수가 볼을 잡았을 경우 상대팀은 일반적으로 2명의 선수가 접근한다 (더블:Double). 겉으로 보기에 수비팀이 수적 우세 상황에서 수비를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공격수 1명만 빠져나가더라도 골 에어리어와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슈팅을 허용할 수 있다.

첫째-볼과 함께 고정

 

둘째, 바로 본인을 거치지 않더라도 동료를 위해 패스 통로를 열어줄 수 있는 영리한 포지셔닝으로 상대 선수들을 분리 시킨다. 그룹 단위나 섹토리얼 단위의 분리를 시도해야하는데, 중앙에 위치한 선수를 움직이게 만들수록 좋다. 셋째, 인터벌과 갭을 크게 만든다. 상대가 정돈된 조직을 구축하지 못하도록 정돈된 조직을 구축하더라도 다시 흐뜨러트려 정돈-재정돈의 과정을 끊임없이 강요해 상대를 불안정한 상태에 둔다. 불안정하게 분리된 형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더 이상 반응하거나 쫓아갈 수 없는 모양, 상대 최종 수비 라인이 6-7명이 평평하게 일자로 된 모양,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 미드필더간 갭이 매우 얇은 모양, 상대 선수들을이 측면에 길게 늘어진 모양이다. 어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상대 수비 형태를 불안정화 시키거나 정돈된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다.

둘째, 셋째-분리하기 & 인터벌, 갭 만들기

 

넷째, 인터벌 공략, 즉 침투다. 볼과 함께 상대를 고정 시킨 뒤 주위 상대를 분리하고 인터벌과 갭을 크게 만들어 빈 공간에 침투하는 것이다. 이미 분리가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벌과 갭이 크다면 단축된 2,3단계 과정을 거쳐 4단계로 돌입할 수 있다. 1차 움직임만으로 측면 공략에 성공해 크로스 및 슈팅 최종적으로 득점을 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1차 움직임만으로 꾸준히 좋은 상황을 만들기는 어렵다. 1차 움직임이 막혔을 경우를 대비해 동료들은 추가적인 옵션을 제공해 제1공간을 재공략할 것인지 제2공간으로 이동할 것인지 소통하며 2차 움직임을 가져가야한다.

인터벌 공략 방법

인터벌을 공략하는 방법은 크게 6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즉각 침투는 상대 최종 수비라인에 인터벌이 발생했을 경우 지체없이 침투하는 것이다. 침투하는 선수가 본인의 마크보다 이미 수직선상으로 앞서 있을 경우(위치적 우위) 출발을 할 때 슈팅을 생산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추가로 반대편에 삼각형 형태로 3v2 구도를 연출한다면 득점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1. 즉각 침투

둘째, 등 뒤에 걸쳐서 침투하는 아이디어는 공격 작업 시 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의 등 바로 뒤에 위치해 다음 라인의 수비수를 끌어들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본인의 맨투를 막기 위해 나가야 하는 수비수의 등 뒤에 머물러 있다가 짧은 동선을 통해 볼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2. 위치적 우위(수평)

셋째, 방향전환 시 자주 나타날 수 있는 좋은 움직임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때 수비수들이 수직 대각선 방향으로 낙하하는동안 인터벌이 순간적으로 넓어진다. 패스를 받는 선수는 즉각적으로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라인에 스며든 뒤 상대 라인에서 벗어난다.

3. 스며들기

넷째, 볼을 받을 선수가 이미 본인의 맨투에 의해 예측 당하고 있지만, 이 선수를 끌어낼 경우 좋은 상황이 발생할 때 사용하는 움직임이다. 활동량과 수비력이 약한 중앙MF 상대로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다. 순간적으로 갭과 인터벌 공간을 인수인계하고 박스 근처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4. 앞에서 끌고가기

다섯째, 패스 옵션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선수 모두 상대 수비가 공과 본인들을 동시에 볼 수 없도록 시야 바깥에 위치한다. 특히 상대 하프 스페이스 센터백 부근에서 순간적으로 낙하하거나 대각선 아래 방향으로 침투할 경우 새로운 갭과 인터벌을 공략할 수 있다.

 

언더래핑보다 오버래핑을 이용해 상대를 측면에 길게 늘어뜨린 뒤 중앙으로 패스를 시도하거나, 브라이튼의 투 피봇이 순간적인 움직임을 통해 탈압박 하듯 AZ알크마르는 두 명의 공격수가 동일한 갭과 인터벌에 진입하며 공격을 하는 방법도 있다. 11명의 선수를 어떻게 배치시키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공격 상황들을 연출하고 상황에 따른 최선의 해결책들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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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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