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축돌이

2018. 7. 31. 10:48다른 분야에서 배우기


이창동 감독님은 어렸을 때부터 이상주의자였던 아버지 때문에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또한 아들을 잃기도 하였구요. 이창동 감독님 영화에서 항상 인간의 밑바닥 모습이 등장합니다. 가난한 자를 무시하는 이들의 분위기와 눈빛을 보며 가슴아팠습니다.


영화 속에 사소하게 등장하는 인물들, 내 주위가 아닌 고통에 관심이 없는 자들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분들은 우리 어머니이기도 하고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영화 시가 시작되는 부분에 윤정희 할머니가 자식을 잃은 어머니를 바라보며 딱하게 서있는 도중 갈길 바쁜 택시가 윤정희 할머니와 그 어머니에게 클락션을 울리는 장면,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얘기를 동네 사람에게 하지만 전혀 관심없는 모습, 그리고 그 동네사람은 자신의 가족과 있을때만 행복한 모습, 영화 버닝에서 궁색한 청년이 파티에 참여하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때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한 자들이 없는 자를 무시하고 냉대하는 장면..


영화 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마지막 부분 즈음에 윤정희 할머니 혼자만 시를 써 제출하고 그 날 결석한 장면입니다. 윤정희 할머니는 시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어느 자리에서든지  항상 질문하고 알고 싶어합니다. 반대로 사실 다른 사람들은 시를 쓰는 것 보다 자신의 즐거움을 채우는 것, 관계를 통해서 행복만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이와 다르게 윤정희 할머니는 시를 완성합니다. 시 수업 마지막 날의 숙제가 시를 한 편 쓰는 것이었는데 윤정희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시를 써오지 않았습니다.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말합니다. 사실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를 쓰겠다고 마음 먹는 것이 어렵다고.. 


다른 장면에서 동네 할머니가 평상에 앉아서 나무를 보는 윤정희 할머니에게 뭐하냐고 묻자 윤정희 할머니가 나무를 보면서 시상을 얻고 있다고 대답하였는데 동네 할머니는 그 장면에서 무심한 듯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대사 후 할머니가 나무를 쳐다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 사람이 시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면 질문과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것이고, 모두가 시를 쓰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좋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