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공장 학교와 축구

2022. 3. 17. 20:15축구교육

깡통 공장 학교와 축구

깡통 공장

'아는 것이 힘이다' 로 대표 되었던 이전 시대에는 일반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었던 반면, '질문하는 것이 힘이다'로  대표 되는 지금 시대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굉장히 다양화되었다. 정보화 시대를 넘어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교육의 인재 육성 방법은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있다.

우리 학생들은 아직까지 자신의 몸에 대한 자유가 없다. 아니, 대학생은 교수님의 눈치를, 직장인은 상사 혹은 고객들의 눈치를 보며 사실상 단 한번도 '두발자유'를 경험하지 못했다.

서로 더위와 추위를 다르게 타는 부부가 각 방을 쓴다는 우스갯소리도 종종 있다. 우리 학생들도 모두 더위와 추위를 다르게 느끼지만, 하복 및 춘추복 착용 시기를  스스로 정할 수 없다.

그리고 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소위 '빡대가리' 취급하며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열등감을,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우월감을 심어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배울 때,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저 영어 잘 못해요' . 학교에서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본인에 있고,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사람들은 누군가 못하는 것을 봤을 때, 도와주기보다 놀리고 한심하게 생각한다.

왜 학교는 학생들을 억압하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을 막을까? 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우월감을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열등감을 만드는 것일까? 단순히 친일 혹은 독재 잔재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멍청하게 만들고 권위에 복종 시켜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복잡한 구조의 문제라기보다, 이대로 방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깡통을 축구 천재로

최근 축구 훈련의 화두는  '스스로 결정하는 선수' 또는 '생각이 빠른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감독들은 아이들에게 볼을 받기 전에 생각을 하라고 한다. '볼을 받기 전에 생각을 해라' 고 말하는 것은 말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일 뿐더러,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생각해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루 최소 6시간 학교에 머물며 생각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축구장에서는 생각을 하라고 한다. 생각을 하지 말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우고 프로가 된 이강인 선수가 이야기 했던 경험담이 매우 흥미롭다. 스페인 선수는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경기장에서는 자기의 고유한 판단과 실행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몇몇 외국 지도자들은 한국인 선수는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매우 잘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경기장에서 판단력이 아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해결책

15명 정도 구성된 축구 팀에도 감독 한 명과 코치 한 명이 있다. 축구 팀도 최소 2명의 지도자가 필요한데, 왜 우리는 교사 1명에게 20-30명 이상으로 구성된 학급을 맡아라며 모든 부담을 주는 것일까. 심지어 과거에는 교사 1명이 학생 60명을 맡았다고 한다. 골프선수 한 명에게도 여러 명의 코치가 붙는다.

대규모 그룹으로 교육을 하는 것보다 소규모 그룹으로 교육을 할 때,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독일은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훈련할 때 kleine Gruppe (소규모 그룹) 을 만들어 스스로 볼을 만지고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많이 준다. 유럽 축구협회는 수 년전 부터 성인을 위한 축구경기(11v11) 이 아니라 유소년 선수를 위한 축구경기(8v8)를 도입해 유소년 선수들이 주도적으로 자기 결정을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형태를 제도화 했다.

2-3년 전부터 대한축구협회도 초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8인제 축구를 도입했다.

결론

위로부터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래로부터 개혁을 끊임없이 시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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