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3. 18:48ㆍ축구훈련
생활축구팀 게겐프레싱 훈련
2022년 4월 2일 일산 지영체육공원에서 생활 축구를 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을 계획하고, 진행하며 느꼈던 점과 잘한점과 못한점, 향상점과 개선점을 작성하고자 한다. 생활 축구를 즐겼던 몇 년전이 떠오르며, 이 때와 다른 시각으로 생활축구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축구를 왜 배우려할까?
우리나라 성인들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적성과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난 후 직장을 그만 두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이 맡은 일만 꾸역꾸역 해내며 퇴근과 휴일만을 기다리는, 지루한 학교 수업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학생의 괴로운 심정으로 발가락을 꼼지락대는 사람들도 있다. 혹은 정말 괴롭게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은 본인 가슴 깊숙히 숨겨져 있는 재능과 적성을 들여다보고 발전 시키고 싶어한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인생의 낙을 찾는다. 우리 직장인들은 긴 동면을 깨고 일어나 활발해지는 쉬는 시간의 아이들처럼, 퇴근 후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해한다. 그 동안 생활 축구인들은 1주일에 1번 혹은 2번씩 큰 경기장에 축구 시합만 즐겼다. 하지만 이제, 생활 축구인들은 경기장에 나와서 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의 시간을 투자해서 훈련하고 더욱 스스로 발전하고 싶어한다. 축구장에서 생활축구의 훈련 문화 혹은 학습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훈련을 해야하는가?
뭉쳐야 찬다에서 볼 수 있듯 축구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은 생활축구인들에게 볼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거나, 코디네이션 훈련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소위 '기본기'가 없다며 '초등학생 수준' 훈련이라고 말하며 진행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학습을 한다면, 일주일에 1번만 시간을 낼 수 있는 생활 축구인들의 실력을 향상 시키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이 과연 단계별 학습 중 가장 아래의 단계인가라는 의심도 든다. 기계적 동작 혹은 행동이 아니라 의지 혹은 팀의 맥락아래 행위를 훈련해야 한다. 그래야 빨리 늘고, 흥미도 느끼고, 재밌다. 생활축구인들 대상으로 볼 돌리기 훈련도 좋지만 템포가 급격히 변하지 않고, 기술적 제한이 있어 강도를 높일 수 없다.
보통 생활축구는 주말 혹은 평일에 2-3 시간 동안 축구 경기를 6쿼터 정도 하는 것이다. 경기장을 빌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2-3시간 단위로 예약을 한다. 경기를 하면 할 수록 늘어질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단거리 인터벌 훈련을 하듯 훈련을 해야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규칙적으로 1시간-1시간 반 정도 고강도 훈련을 한 뒤 휴식을 취하고 회복을 한다면, 탄력적인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일주일에 하루를 투자해 3시간 운동하는 것 보다, 이틀을 투자해 1시간 반씩 훈련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가 있다. 아침을 먹지 않고 3시간 동안 운동을 하는 것은 훈련이라기보다 노동에 가까울 수 있다.
훈련구성
훈련 주제는 '게겐 프레싱'으로 아래와 같이 총 다섯 단계로 구성했다. 훈련 주제를 의식적으로 연습하고 경기장에서 무의식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1. 웜업 및 습관 l (6명 4조)
첫 훈련 세션의 목적은 본 훈련의 주제와 연결해 몸과 마음을 준비하고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6명씩 각 사각형 안에서 볼 2개로 패스를 한다. 패스 후 볼줄기를 따라가고, 패스를 받은 선수는 그 장소를 벗어나 드리블을 한다. 그 다음 패스를 하고, 다시 볼줄기를 따라간다.
사각형이 너무 크면 패스를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거리가 멀어져, 대퇴부 근육 전면부, 후면부 혹은 하지의 내전근이 과부화 되어, 선수가 인사이드를 패스할 때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토요일 오전 일찍 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밥을 먹지 않고 오거나 전날 술을 마시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1,2 세션에 시간을 더욱 많이 할애하고 저강도로 했다. 하지만 축구 훈련의 특수성을 고려해 강도 혹은 템포 변화를 계속 섞었다.
훈련은 아래 원칙에 따라 진행한다.
•느린 것 부터 빠른 것! Vom Langsamen zum Schnellen!
•쉬운 것 부터 어려운 것! Vom Leichten zum Schweren!
•익숙한 것 부터 익숙하지 않은 것! Vom Bekannten zum Unbekannten!
•간단한 것 부터 복잡한 것! Vom Einfachen zum Komplexen!
호흡이 활성화 되고 땀이 날 때 즈음, 정적 혹은 동적 스트레칭을 30초간 시킨다. 이후 각 그룹에게 볼을 1개씩 더 투입해 볼 3개씩 패스를 한다. 이로 인해 볼 2개를 처리하다 3개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 강도는 높아진다. 2-3분 정도 지난 후 다시 가볍게 스트레칭 한다.
볼을 1개 빼고, 각 그룹별 공 2개로 패스를 한다. 이젠 코치인 내가 휘슬을 불면 선수들은 휘슬을 분 시점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에게 모인다. 3 차례 정도 반복 후, 청각 신호에서 시각 신호로 바꾼다. 내가 팔을 들면 선수들이 모인다. 2-3 차례 후, 신호를 섞는다. 마지막으로 코치의 주관이 아니라 선수들 스스로 모이는 신호를 만든다. 패스를 주고 받는 중, 누군가 킥을 했을 때 볼 소유자에게 모인다.
2. 웜업 및 습관 ll (6명 4조 -> 24명)
이젠 24명의 선수가 모든 사각형 내에서 패스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각 그룹당 공을 2개 가진다. 그런데 각 선수들은 자기 팀 선수들이랑만 패스를 할 수 있다. 전체 사각형 크기가 좁아지거나, 선수들 숫자가 많을 때 정신, 신경, 근골격 체계를 과부하 줄 수 있다. 1번 세션과 마찬가지로 시각 신호와 청각 신호를 섞는다. 코치가 신호를 줬을 때, 선수들은 상황이 변한 것을 즉시 감지하고 볼 소유자에게 달려가야한다. 제일 늦은 팀은 팔 벌려뛰기 3-5회 벌칙을 수행한다.
이젠 그룹 구분 없이 모두 같은 팀이다. 24명 모두 8개로 패스를 한다. 상황에 따라 볼 투입을 더 할 수 있다. 한 공간에서 움직이다가 사회자가 "2 혹은 3" 이라 말하면 2-3명이서 껴안는 게임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을 적용해서, 코치가 2 혹은 3이라 말하면 볼 소유자 근처로 모인다. 그룹을 찾지 못한 낙오자는 벌칙을 수행한다.
이후 볼을 10개-12개 정도 투입을 한 다음, 패스를 주고 받는다. 코치가 "도망!" 혹은 휘슬 혹은 시각 신호를 주면, 볼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는 큰 사각형을 둘러쌓고 있는 4개의 주황 골대 중 하나를 선택해 도망간다. 패스를 한 뒤 볼이 없는 선수 혹은 패스를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은, 이 선수들을 잡으러 가야한다. 볼이 있는 선수 5명이 바깥을 나가 주황 골대를 지나치면 이기는, 즉 볼이 있는 선수와 없는 선수간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여기에서는 경쟁을 시키는 것 보다, 볼을 6개 정도 투입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볼이 없는 18명이 볼을 가지고 있는 6명을 빠르게 둘러쌓고 볼을 성공적으로 빼았는 상황을 만들어, '게겐 프레싱'에 대한 성취감 혹은 배우고자 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각인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3. 적용 (5v1 --> 4v2 --> 8v4)
2-3분 정도 휴식을 취한 선수들이 복귀를 한 다음, 이제는 다시 선수들을 네 그룹으로 나눈다. 선수들의 기술적 능력에 따라 5v1 혹은 4v2로 나눈다. 볼을 돌리다가 뺐기면 다시 찾아오는 훈련이다. 훈련은 총 5세트 정도, 1분 하고 15초 정도 휴식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여기에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다. 첫째, 그룹별로 기술적 능력의 차이가 있었다. 볼 돌리기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은 그룹도 있었다. 사각형 크기가 넓어 5v1에서 내가 의도하던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다. 둘째, 볼을 뺏은 선수가 볼을 뺏자마자, 밖으로 나가면 게임을 종료하고 다시 볼 돌리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볼 뺏은 선수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셋째, 네 그룹으로 나누어, 내가 모든 상황을 관찰하지 못해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코칭이 들어가지 못했다. 넷째, 볼이 나가자마자 바로 볼을 투입해서 훈련의 강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다섯째, 초시계가 없어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1. 볼 터치 제한을 뒀다. 2. 문제가 있을 경우 상황을 멈추고 볼 뺏은 선수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해야 했다. 3,4. 선수가 많고 코치가 없을 경우, 웜업이 아니라면 최대 2그룹으로 나누어야한다. 골든패스 웜업 훈련을 할 때, 40-50명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도와주는 동료들도 있었고 테스트 직전 웜업이라 축구훈련처럼 강조할 코칭 포인트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24명 정도는 괜찮다고 방심을 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 볼을 뺏은 다음, 다시 넓게 위치하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았다.
*주위에 볼을 많이 놔두고 즉각적으로 투입하고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대 2그룹으로 나눠야한다.
8v4 로 형태를 바꾸고 훈련을 진행했다. 패스가 7차례 정도 돈 다음, 압박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윗 그룹은 패스 흐름이 원활해 바로 압박이 가능했다. 아랫 그룹은 패스 흐름이 원활치 않았고, 패스 후 압박이 빠르게 들어가지 못했다. 이 부분을 적절한 순간에 개입해서 코칭을 했어야 됐는데, 그러지 못했다.
4. 적용의 심화 (16v8)
이젠 모든 사각형을 합쳐 16v8 형태로 게겐 프레싱 훈련을 했다. 볼을 뺏은 팀은 뺏기자 마자 볼 탈취를 해야하고, 볼을 뺏은 팀은 바깥의 골대 중 하나를 선택해 바로 나가면 게임이 끝난다. 5-7 분 마다 볼을 쫓는 그룹을 바꾼다.
훈련 간 아래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1. 볼을 뺏긴 팀의 압박이 미진했다.
2. 외곽에서 볼을 돌리던 선수가 가만히 있었다.
3. 볼을 뺏은 선수의 팀에게 드리블 골 말고 패스 골도 허용했어야 됐다.
4. 그림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다음 훈련 진행할 것을 생각해 중앙 사각형을 설치했었는데, 이를 빼지 않았다.
5. 경기장 밖에서 코칭을 했어야 하는데, 안에서 코칭을 했다.
코칭
1. 볼 뺏기면 누가 제일 먼저 압박을 해야하는가? 볼에 제일 가까운 사람
2. 볼 뺏긴 후 되찾아야 하는 시간을 설정함으로써 압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3. 중앙에서 돌파를 허용했을 경우, 외곽에서 볼을 돌린 선수들은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뛰쳐나오며 압박을 시도하고, 그를 커버하는 움직임이 있어야한다. 론도게임으로 착각하고, 볼을 뺏겼음에도 제자리에 서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5. 경기 (2/3 필드)
공격 팀과 수비 팀을 나누어 상대 진영에서 공격 전개 중 볼을 뺏기고 되찾는 훈련을 했다. 공격의 전개가 매끄러워 파이널 서드에 쉽게 도달하는 팀에게는 쓰리 터치 룰을 도입했고 그렇지 않은 팀의 경우 제약 조건을 없앴다.
1. 가장 아쉬운 부분은 존대를 쓰다보니 말이 느려지고, 목소리가 작아지고, 전달력이 약해졌다. 내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인 목소리의 볼륨이 평소보다 너무 작았다. 다음 훈련부터는 존대가 아닌 반말로 빠르고 강하게 코칭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어떤 상황에서 프레싱 해야되고, 어떤 상황에서 프레싱을 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야 하는지 제대로 코칭하지 못했다.
3. 프레싱을 어떤 구역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대로 코칭하지 못했다. 프레싱을 하는 순간, 다른 채널로 전환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한다고 강조하고 그 구역을 가시적으로 설정했어야한다.
4. 원래 생각했던 더블 사각형 게임을 하지 못했다.
5. 생활축구 팀을 정식으로 훈련하는 것이 처음이라, 여러가지 돌발변수에 대응해 적절하게 처신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족했던 점 보완해서, 다음 훈련에 같은 세션을 사용할 때는 더 잘해야겠다.
축돌이
UEFA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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