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 22:19ㆍ축구정책
스포츠혁신위원회 출범
스포츠와 관련된 정책 상황을 보다 더 심도있게 이해하기 위해 작년 화두였던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출범 배경은 심석희 선수와 관련한 파동이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았지만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빈번했고 실효성이 부족한 해결책으로 귀결됐다. 위원회는 이번에 반드시 악을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들의 권고안은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졸속행정,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단적인 결정이라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헌법적 기본권 보장의 의무를 소홀히 해 온 국가의 반성 촉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권 위원회 설치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이전의 해결책과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의견이 주류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스포츠 분야 인권침해 분석
혁신위는 IOC 헌장의 ‘스포츠는 인권이다’는 인식을 기본으로 국내 스포츠 전반의 패러다임을 점검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 스포츠 분야의 성폭력, 신체적·언어적 폭력, 학습권 침해 등 인권침해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있으나 국민의 헌법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정부와 공공당국이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성찰과 책임 있는 노력을 촉구했다. 혁신위는 무엇보다 다양한 스포츠 현장에서 성폭력 등이 발생할 때 가해자 조치 및 피해자 보호 역할에 대한 1차적 권한과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와 산하 경기단체 등 체육계 내부의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스포츠 미투 사례들이 드러내듯이, 심각한 피해를 겪으면서도 다수의 피해자들은 지도자의 절대적 권한, 사건 발생 후 묵인, 방조 분위기 등으로 인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신고하는 경우에도 2차 피해 등 불이익에 노출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위는 체육단체에 대한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문체부의 역할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점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개선할 것도 촉구했다. 특히, 피해자의 다수가 아동, 청소년기의 학생들인데도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일선 학교 등에서 효과적인 학생운동선수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 교육당국의 반성과 혁신을 주문했다.
또한 일부 의미 있는 제도 개선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경찰 및 사법기구 등 국가기구 전반에서 스포츠 성폭력과 학대 등의 근절과 예방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과 제도 개혁을 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 권고 내용은 아래와 같다. (문체부, 2019)
위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대한체육회 대응 시스템 미비
2. 산하 경기단체 대응 시스템 미비
3. 지도자의 절대적 권한
4. 사건 발생 후 묵인
5. 방조 분위기
6. 신고 하는 경우 2차 피해 발생
7. 문체부 역할이 제한적
8. 학생운동선수 보호 조치 촉구
9.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경찰 및 사법기구 등 스포츠 성폭력과 학대 등의 근절과 예방 노력 여전히 부족
10.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정책적 제도적 노력 부족
11. 범정부 차원에서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과 제도 개혁
해결책->체육계 내부로부터 독립된 전문성, 신뢰성을 갖춘 ‘스포츠 인권 기구’ 설립?
스포츠 성폭력 등 피해자 보호 및 지원
가해자에 대한 단호한 조치
정확한 실태 파악과 정책 수립을 위한 정례적 연구 및 조사
스포츠 관련 성평등(젠더) 및 인권 교육 등의 제도화 및 입체적 프로그램 개발
국내외 협력 연계망(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한 스포츠 인권 및 혁신 생태계 조성
자.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작성한 문제 분석과 해결책을 보자. 원인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나타난 현상에만 대응하려는 기조가 보인다. 이미 1,2,4,5,6,7,8,10 보더라도 사건이 발생하고 난 뒤의 대응방식과 어떤 기관이 책임을 져야하는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의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책임을 져야하고 누가 반성을 해야하는지만 알려주고 있다. 해결책 또한 마찬가지다.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육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체육계 자체의 문제로만 치부하거나 그 안에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범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한다. 스포츠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 다들 장소만 다를 뿐이다.
엘리트 스포츠 영역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조성 되어있다. 이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는 상당히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고 누군가의 무의식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단언 할 수 있다.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를 유발하는 요인
1. 남중남고, 여중여고, 남녀공학 남녀혼합X, 강압적 규칙
a. 아직까지 여중, 여고, 남중, 남고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현재 학교는 어떤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거주하던 지역에는 남중,남고,여중,여고가 많았으며 남녀공학일지라도 남녀가 각 반을 쓰도록 강제 되었다. 본인을 포함한 남중, 남고 학생들 모두 성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가졌었다. 단톡방 성희롱 문제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남중, 남고를 나왔던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 자신의 속내를 겉으로 표현하지 않도록 사회적인 학습을 했을 뿐, 마음 깊숙히 여성을 존중하는 마음은 없다. 또래 이성과 6년간 단절된 기간동안 이성에 대한 가치관이 왜곡될 위험성이 농후하다.
남녀공학에서 남녀분반을 하면서까지 청소년 남녀관계를 단절 시킨 이유는 강압적이고 부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문제거리를 아예 만들지 않기 위한, 학교 관계자들이 책임질 일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젠가 사회에서 협동하며 지낼 여성, 남성이 왜 서로에 대해 모른 상태로 성장해야 하는가.
b. 아직까지 두발 제한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법원에서 판사가 입장하면 모두 자리에 서서 인사를 한다. 이는 판사의 발언에 권위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두발 제한의 경우 교사가 학생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서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두발 제한이라는 강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이들을 통제할 명분이 사라진다. 특정한 규칙을 세우고 아이들을 그 안에 가두어 통제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교권침입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장치로서 두발 제한과 억압된 규칙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c. 아직까지 교복을 입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동체 의식과 통일된 복장을 강요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학생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발생한다. 학생들에게 양복값 보다 비싼 옷을 판매하는 비양심적인 교복업체들이 이런 구조에서 수익을 취하고 있다. 교복을 입지 말고 자유복을 입자고 주장하기에는, 검소하지 않은 소비로 상대방에게 박탈감을 주는 한국의 일부 소비 습관과 연예산업에 잠식되어 있는 현 상황을 분석한다면 교복을 입지 않았을 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b,c의 경우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할 사안이지만 a 의 경우 가장 시급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2. 폐쇄적인 환경
학교-집-학원의 굴레에 속박된 아이들의 영혼은 죽어간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배워야 한다. 인성 교육은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 타인의 처지에 공감하지 못하는 순간 사회는 와해될 것이다. 분열할 것이다. 끊임없이 분열하고, 싸우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사회 통합을 도모하기 위해 부모님, 선생님, 또래 학생들 등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들 외에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단계가 끊임없이 필요하다.
보호 능력이 없거나 폭력적인 행위를 일삼는 부모, 교사, 지도자들의 권리를 완전 박탈하고 강력한 중징계로 징벌한다. 추후 이들은 아이들과 관련한 직업을 절대 가지지 못하게 관리해야 한다.
3. 건물 구조 변화
어렸을 때 본인에게 국한된 경험이라 생각했었는데, 최근 한 교수가 학교 디자인을 비판하는 영상을 보며 본인의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본인은 어렸을 때 버스를 타고 지역을 순회할 때 항상 우울했다. 이는 회색빛으로 둘러쌓인 상가와 아파트, 도로들 사이에 가느다란 목을 내놓고 언제 처형당할지 모르는 대역죄인 처럼 뿌리가 훤히 드러나 있는 나무들을 봤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보면 살기 위해 공장에서 찍어낸 기계와 같이 느껴진다. 정서적인 악영향을 매우 심대하게 끼칠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건축과 관련된 직업군 사람들이 문제점을 인식하면 좋겠다. 아파트가 사업이 되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빈집이 많은 아파트 숫자는 어쩔수 없지만, 학교 리모델링 사업은 추진됬으면 한다.
4. 자연
자연이 소유화 되는 것은 후진국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을 품은 집을 사지 않으면 자연을 만끽할 방법이 없다. 이제 도시에서 더 이상 푸른 빛을 보기 힘들다. 나와 다른 존재들을 전혀 모르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이해의 폭이 좁고 사물을 바라보는데 있어 편협해질 가능성이 높다. 인위적으로 꾸민 자연이 아닌, 자연스러운 그 자체의 자연을 경험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5. 대학
특권층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해결되지 않을 문제일 것을 알기에 상세히 서술하지는 않겠다. 현 교육체제는 무엇이 문제인가? 수시가 문제인가, 정시가 문제인가? 아니면 비싼 등록금이 문제인가?
결론
1. 현상에 대응하고 단기적인 성과만을 내세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운영은 지양한다. 근본적인 원인 분석부터 잘못됐다.
2. 폭력과 관련한 문제는 체육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엘리트 스포츠' 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형적인 사회구조' 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인식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3. 체육 내부의 구조의 변화 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
축돌이 : 김기현
UEFA B-Lizenz / DFB B-Lizenz 유럽축구연맹 / 독일축구협회 B 라이센스 지도자 자격증 보유
koreaemile@gmail.com
https://brunch.co.kr/@kamug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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