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0. 16:27ㆍ축구훈련
적혈구를 늘리는 고지대 적응 훈련
아래 글은 정신과 의사 최강님이 한겨레에 작성한 글을 제가 공부를 위한 목적으로 재편집한 것입니다.
적혈구를 늘리는 고지대 적응 훈련은 도핑일까?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01203.html#csidx1b09305fe14866ab69b1814fc27f8d3
우리가 숨을 쉴 때 폐로 들어온 산소는 압력의 차이를 이용해 폐포에서 모세 혈관으로 이동한다. 고지대는 기압이 낮고 저지대에 비해 산소량이 적기 때문에 우리가 고지대에서 숨을 쉴 때 저지대에 비해 산소를 덜 흡입한다.
고도가 저산소증을 유발하면 체내에서 저산소증 유도인자(hypoxia-inducible factor; HIF)가 만들어지고, HIF는 신장에서 적혈구생성인자(erythropoietin; EPO)의 생산을 촉진한다. EPO가 혈액을 타고 골수로 이동하면 이곳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만들어진다. 멕시코 올림픽에서 고지대에 적응한 운동선수가 저지대에서 경기를 할 때 늘어난 적혈구를 통해 근육에 더욱 많은 산소를 공급할 수 있었다.
고지대에서 온 선수들이 멕시코 올림픽에서 저지대에서 온 선수들을 압도했다. 한 예로 10,000m 달리기 금메달은 케냐 선수에게, 은메달과 동메달은 튀니지 선수에게 돌아갔다. 당시 케냐 선수는 세계 기록보다 1분48초나 늦게 들어왔는데도 우승을 차지했고 원래 세계 기록을 갖고 있던 호주 선수는 경주 막판에 쓰러져 10분 동안이나 의식을 잃었다.
멕시코 올림픽이 발단이 되어 많은 선수들이 고지대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고지대 훈련의 역효과가 나타났다. 선수들이 산소를 적게 들이마시다 보니 훈련 강도가 떨어지면서 근력이 감소했고, 지구력 향상에 필요한 자극을 덜 받게 되었다. ‘고지대 거주'로 늘어난 적혈구는 도움이 되었지만, ‘고지대 훈련'은 오히려 방해 요인이었다.
1990년대 초 미국의 제임스 벤자민 레빈(Benjamin Levine) 교수는 기존 방식을 개량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1] 그는 ‘고지대 거주-저지대 훈련(living high-training low)’을 제안했다. 고지대에서 살 때는 적혈구를 늘려 근육에 제공하는 산소를 증가시켜 지구력을 끌어올리고, 저지대에서 운동할 때는 최대한의 산소를 이용하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자극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요지였다.
레빈 교수는 1997년 발표한 논문에서 자신의 주장을 확인했다. 대학생 달리기 선수 39명을 세 집단 - 고지대 거주/고지대 훈련, 저지대 거주/저지대 훈련, 고지대 거주/저지대 훈련 - 으로 나눴다. 28일 뒤 고지대에서 거주한 두 집단에서 적혈구의 증가가 나타났지만, 경기력 향상은 오직 고지대 거주/저지대 훈련 집단에서만 나타났다. 이들의 경기력은 실험 전보다 약 1.5퍼센트 향상했다. 선수들이 4주 전보다 5,000미터를 13.4초나 빨리 뛴 기록이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높이가 도움이 될까? 산이 많은 우리 나라에서도 고지대 거주-저지대 훈련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고지대는 2,000~2,500미터 사이가, 저지대는 1,250미터 이하가 추천된다. [2] 우리나라의 대표적 장소인 태백 선수촌의 높이 1,330미터는 사실 저지대에 가깝다.
이에 고지대와 저지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인위적인 시도들이 있었다.
제논은 체내에서 저산소증 유도인자(HIF)의 생성을 촉진한다. HIF는 고지대에 올라가 산소가 부족해질 때 몸에서 만들어지던 물질이다. 제논을 흡입하면 굳이 고지대에 올라가지 않아도 적혈구를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논은 대기에서 0.000009%에 지나지 않는 극소량의 물질이지만, 러시아 선수촌에서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대다수의 선수들이 들이마신 물질이었다. 러시아 정부 주도 아래 선수들은 제논과 산소가 50:50으로 섞인 기체를 수면 전에 몇 분 동안 흡입했다. 경기 전에는 피곤함을 떨쳐내고, 경기 후에는 신체의 회복을 돕는 목적이었다. [3]
선수촌에 과학 기술을 이용한 저지대 환경이 조성되었다. 선수들은 산소가 많이 공급되는 밀폐 공간에 들어가 달리기 틀(트레드밀)에서 뛰거나 휴대용 산소통을 메고 여분의 산소를 흡입하며 얼음을 지쳤다. 실제 연구에서 추가 산소를 공급받으며 훈련한 자전거 선수들이 3주 뒤 높은 강도로 진행된 검사에서 평균 기록을 15초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소처럼 훈련한 선수들의 기록은 불과 2초 향상하는 데 그쳤다. [4]
1. Levine, B.D. and J. Stray-Gundersen, "Living high-training low": effect of moderate-altitude acclimatization with low-altitude training on performance. J Appl Physiol (1985), 1997. 83(1): p. 102-12.
번역 : http://trainertalk.net/bbs/board.php?bo_table=thesis&wr_id=220
2. Constantini, K., D.P. Wilhite, and R.F. Chapman, A Clinician Guide to Altitude Training for Optimal Endurance Exercise Performance at Sea Level. High Alt Med Biol, 2017. 18(2): p. 93-101.
3. Breathe it in. The Economist, 2014. http://www.economist.com/science-and-technology/2014/02/08/breathe-it-in.
4. Morris, D.M., J.T. Kearney, and E.R. Burke, The effects of breathing supplemental oxygen during altitude training on cycling performance. J Sci Med Sport, 2000. 3(2): p. 165-75.7. Wilber, R.L., Application of altitude/hypoxic training by elite athletes. Med Sci Sports Exerc, 2007. 39(9): p. 1610-24.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01203.html#csidx1b09305fe14866ab69b1814fc27f8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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