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겐프레싱 발동 조건

2022. 9. 7. 19:48축구전술

게겐프레싱 발동 조건

https://pierresfootytalk.wordpress.com/2021/05/18/dortmund-host-leverkusen-in-league-finale-looking-to-finish-third/

게겐프레싱은 볼 소유 국면에서 볼을 잃었을 때 누구의 볼도 아닌 순간에 혹은 상대가 불안정한 소유를 하고 있을 때, 신속히 재압박하는 수비 방법으로서, 최종 풋볼액션, 프레싱 발동 조건, 프레싱, 프레싱 유지, 볼 탈취와 같은 다섯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지난 글 "게겐프레싱 전개 과정 : https://dokhakbuphak.tistory.com/525" 에서, 어떤 최종 풋볼액션을 통해 공격팀이 볼 소유권을 잃어버리는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최종 풋볼액션 이후 모든 상황에서 조직적인 게겐프레싱을 가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빌드업 국면에서 중앙 센터백이 상대 골키퍼와 최종 수비라인 사이 공간을 노려 롱 킥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때 상대 수비수들은 헤딩을 하는 선수를 제외하고 꼬깔콘 형태로 후방 공간을 커버한다. 우리 공격수들의 반응이 늦거나 볼을 확인했음에도 쫓지 않는다면, 상대 골키퍼가 볼 소유권을 가지거나 헤딩을 하는 선수가 여유롭게 볼을 컨트롤을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상대팀은 구조와 기능을 재정돈할 수 있다. 이런 정돈된 상황에서는, 이미 타이밍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혼란한 상황을 틈타 볼 탈취를 시도하는 게겐프레싱을 가동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팀도 구조와 기능을 정돈해 정돈된 수비 국면에서 구조적인 프레싱을 준비해야한다.

 

롱 킥 이후 안정적인 볼 소유권 전환

 

하여, 본 글은 최종 풋볼액션 이후 어떤 상황에서 조직적인 게겐프레싱을 가동할 수 있는지, 즉 조직적 게겐프레싱 발동 조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볼 컨트롤, 자세, 볼을 잃어버린 장소, 우리 골대와 볼 사이 선수 숫자와 대형이 어떻냐에 따라 게겐프레싱을 가동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다. 팀 전체적으로 발동 조건을 판단하기에 앞서, 볼을 잃은 후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는 볼을 탈취한 선수의 볼을 다시 뺏거나, 쫓거나, 몰거나, 세우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서 염두해두어야 한다.

게겐프레싱 발동조건

 

첫째, 상대팀이 볼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볼 컨트롤을 실수했을 때, 이 볼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게 된다. 이 순간을 노려 상대를 즉각적으로 강하게 압박해 볼을 재탈취 할 수 있다. 상대팀의 볼 컨트롤 미스는 우리팀이 정돈된 수비 국면에 있을 때, 상대팀을 압박하는 시그널로도 종종 활용된다. 2017/18 프랑크푸르트는 포칼컵 결승에서 바이에른을 2:1로 꺾은 적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득점 모두 바이에른 미드필더 하메스의 볼 컨트롤에서 비롯되었다.

 

프랑크푸르트 득점 장면:

https://youtu.be/ZqBKUSp3uLc?t=158 

https://youtu.be/ZqBKUSp3uLc?t=489 

 

일반적으로 공중볼을 발로 컨트롤 할 때, 땅 볼을 컨트롤 하는 것 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이 순간 또한 게겐프레싱을 활용할 수 있다. 우리팀이 상대가 볼을 컨트롤 하기 전 볼을 낚아채지 못한다면, 상대가 컨트롤을 하는 찰나 혹은 연결동작에서 실수를 유발해 볼을 탈취할 수 있다. 

 

볼 컨트롤을 실수한 선수와 경합하는 과정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파울은 피하고 깔끔한 볼 탈취를 목표로 해야한다.

https://learngerman.dw.com/en/one-more-year-bastian-schweinsteiger-signs-new-chicago-fire-contract/a-42197384

둘째, 상대팀이 볼을 뺏은 순간에 전방으로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는 닫힌 자세(geschlossene Stellung)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를 게겐프레싱 발동 조건으로 인식하고 구조적으로 볼 탈취 시도를 해야한다. 닫힌 자세는 전환 국면 뿐만 아니라 정돈된 수비 국면에서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으로 여겨진다.

당시 슈바인슈타이거는 동료에 다가가 패스를 받고 턴을 해 전진하는 버릇이 있었다. 분데스리가에선 도르트문트가 슈바인슈타이거를 노리고 압박하여 공을 탈취, 이후 역습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마르셀 루카센 : 그래서 대표팀에서 공을 받는 방법을 개선했다. 동료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멀어지는 움직임을 취하고 반정도 앞으로 시야를 두면 바로 센터포워드인 클로제에게 패스가 가능해진다.

이렇게되자 슈바인슈타이거란 개인의 움직임이 개선되었고 센터포워드와의 연계도 생겨났다.

스루패스 이후 상황에서 패스가 우리팀 공격수에게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압박 타이밍을 인식해 볼 탈취를 시도할 수 있다. 상대 수비수는 등을 진 상태에서 시야와 패스 옵션이 차단된 상황이다. 상대 수비수가 골키퍼에게 패스하자마자, 우리 공격수 또한 그림자를 형성해 패스 옵션을 하나 차단하며 상대 골키퍼를 압박할 수 있다. 이후 연속적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스루패스 이후 상대 수비수가 등진 상태에서 볼을 컨트롤 하는 장면

 

중앙 지역 즈음에서 볼을 잃어버렸을 때 중요한 것은, 우리팀 공격수가 상대팀 선수가 정면을 향해 돌아서는 것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볼을 뒤로 내준 뒤 새로운 출구나 경로를 찾는 시도도 막아야 한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브랜튼포트의 격렬한 혈투에서 선수들은 앞으로 돌아서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려 뒤로 볼을 내주는 것 또한 최대한 막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 지역에서 볼을 뺏겼을 때, 볼 뒤에 우리 선수가 많다면 상황에 따라 점프를 통해 마크를 하는 선수를 주거나 넘겨 받을 수 있다 (Übergeben, Übernehmen).

https://fcbinside.de/2021/04/04/matthaeus-schwaermt-von-kimmich-er-ist-die-beste-nummer-6-der-welt/

셋째, 중앙에서 볼을 잃었을 경우 상대는 180도 반경 패스 옵션을 보유할 수 있지만, 측면에서 볼을 잃었을 경우 상대는 90도 반경에서만 패스 옵션을 보유할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측면에서 볼을 잃었을 때 우리 팀의 조직적인 게겐프레싱을 통해 효과적인 볼, 공간, 시간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측면에서 볼을 잃었을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옵션을 통제하고 차단한다면 볼을 탈취한 상대는 그 자리에서 볼을 잃거나 후방으로 볼을 보낼 것이다. 이에 연속적인 압박을 가해 볼 재탈취를 노리기 용이하다.

 

 

넷째, 볼을 잃었을 때 우리 골대와 볼 사이 선수들의 숫자와 대형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게겐프레싱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Restverteidigung은 볼을 잃을 경우 효과적으로 게겐프레싱을 가하거나 역습을 방어하기 위해 볼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포지션을 지칭한다. Restverteidigung의 골자는 선수가 볼 소유 간 패스를 서포트 해주거나 효과적인 공격을 위해 깊이를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볼을 잃었을 때 보호 장치를 위해 최적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Restverteidigung은 게겐프레싱과 연결되어 있다. 볼 소유 시 좋은 포지셔닝은 볼을 잃은 후 즉각적인 게겐프레싱을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estverteidigung의 목적은 게겐프레싱이 아니다. 게겐프레싱은 Restverteidigung의 수단으로서 적극적인 볼 탈취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골대를 노린 상대의 패스 출구를 차단하고 카운터를 막는 것이다.

율리안 나겔스만 :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은 볼 소유를 할 때, 넓게 서는 것을 원한다. 나는 볼을 빠르게 순환 시키고 게겐 프레싱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들간 간격이 짧은 것을 원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볼을 잃었을 때, 우리팀의 이상적인 포지셔닝은 최소한 최종 수비 라인을 보호할 수 있는 미드필더 한 명이 위치하는 것이다 (왼쪽 그림). 이 미드필더는 활동반경과 그림자 형성을 통해, 상대의 볼이 우리팀 최종 수비 라인을 마주보고 있는 선수에게 투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활동반경은 전방을 주시한 채 볼을 커트할 수 있는 움직임, 그림자 형성은 포지셔닝을 통해 내 뒤에 위치한 상대방을 향한 패스 경로를 차단하는 것).

 

가장 피해야할 포지셔닝은 최종 수비 라인을 보호할 수 있는 미드필더도 없고 수적 열세에 놓이는 상황이다 (오른쪽 그림). 볼 뒤에 우리 선수가 많을수록 안정적인 수비 대형이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래 장면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대 멕시코 경기 장면이다. 1:0으로 뒤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이승우를 투입해 공격수 숫자를 늘렸지만, 멕시코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만 7명의 선수를 위치시켜 볼을 잃었을 때 뒤가 없는 대형을 구축했다. 멕시코는 역습 시 패스 하나로 7명을 뛰어넘을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최종 수비수를 보호할 수 있는 미드필더인 기성용과 이재성이 과도하게 앞으로 나아가 있고 중앙에서 이탈한 포지션이라 역습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그림에서 태클을 하는 이재성은 볼을 잃자마자 측면에서 중앙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 때 이재성은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뺏거나, 쫓거나, 몰거나, 후퇴하거나, 세우는 것이다. 본인이 돌파 당하면 수적 열세 아래 역습을 맞이하기 때문에 역습을 최대한 지연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쫓아서 세우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멕시코 득점 장면 : https://youtu.be/szNbv2XJyPM?t=765 

하지만 이는 중앙을 이탈한 기성용과 이재성의 문제라기보다, 공격을 할 때 수비를 고려하지 않고 공격에만 집중을 했던 전술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실점 패턴이 월드컵 직전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나타났다. 왼쪽 풀백 김민우는 반대편에 너무 깊게 위치했고, 다른 측면에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위치하고 있었지만, 중앙 수비수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었다. 그렇기에 보스니아는 패스 한 번 혹은 흐르는 볼을 통해 최종 수비라인과 마주서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중앙 수비수들은 수적 열세 상황 아래 카운터를 수비했지만 실점했다.

보스니아 득점 장면 : https://youtu.be/RBVJ39mYBfU?t=462 

 

축돌이

UEFA B / DFB B

trainertalk.net

'축구전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겐프레싱 방법  (1) 2022.09.18
정돈되지 않은 Restverteidigung  (0) 2022.09.17
게겐프레싱 전개과정  (1) 2022.09.01
보되글림트 공격 방법  (0) 2022.08.30
게겐프레싱과 전제조건  (0) 2022.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