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4. 00:09ㆍ축구훈련
고유수용성 감각 훈련과 밸런스 훈련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한 글입니다. 경기 중 빠른 인지적 과정 후 신체 활성화를 통해 부상입을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하여 스포츠 심리학적 훈련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공기가 들어간 패드 위에서 두 발 혹은 한 발로 서서 버티는 훈련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흔히 전문 용어로 고유수용성 감각 훈련 (Proprioceptive training)이라고 많이 불린다.
이에 대해 짧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근육과 관절 안에는 근육과 관절의 위치, 길이 변화 및 속도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고유수용기들이 있다(근방추(muscle spindle)가 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발목이 한쪽으로 꺾일 때 비골근(종아리 바깥근육)이 늘어난다. 고유수용기는 이를 감지하고 척수신경으로 신호를 보낸다. 척수신경은 다시 운동신경을 통해 늘어난 비골근을 다시 수축하라는 명령을 보내 발목이 원래 위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유수용 감각기의 민감도가 훈련을 통해 발달될 수 있다는 것은 증명된 바 없다(Ashton-Miller et al., 2001). 이러한 훈련은 고유수용성 감각 훈련이라기보다는 척수신경에서 근육으로 내려오는 운동신경을 통해 근육을 자극시켜 균형을 잡는 운동이기 때문에 밸런스 훈련 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Ashton-Miller et al., 2001).
위와 같이 늘어난 근육을 반사적으로 빨리 수축시키는 작용을 전문용어로 신장반사(stretch reflex)라 한다. 하지만 신장반사를 지속적으로 자극시켜 균형을 잡는 것에는 실제 스포츠 상황과 관련해서 한계가 있다.
즉, 관절이 꺾이 고 이를 고유수용기가 감지하는 순간부터 신경을 통해 관절을 다시 원래 위치 로 돌아오게 하는 과정까지의 속도는 훈련을 통해 발달될 수 없으며 이미 우리 몸 속에 60-120ms(밀리세컨드, 1000분의 1초) 속도로 고정돼 있다는 것 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Vaes et al., 2002).
평소에 걷거나 혹은 느린 속도로 달리는 중에 일어난 상황에서 신장반사를 통해 관절을 보호하는 몸의 반응은 가능하나 빠른 속도에서 달리는 중 혹은 점프 후 착지하는 순간에 일어난 상황에서는 60ms이전에 관절은 이미 부상을 일으킬 만큼 꺾인 이후이다. 즉, 신장반사의 속도는 빠른 동작에서 일어나는 실제 스포츠 상황을 못 따라간다는 것이다.
또한 균형을 잡는 훈련은 훈련된 상황에서만 그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Giboinet al., 2015; Kümmel et al., 2016). 예를 들면 앞뒤로만 움직이는 밸런스 판 위 에서 훈련을 했다면 좌우로 흔들리는 판 위에서의 밸런스 능력은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앞뒤 좌우 모두 자극하는 보수판에서의 훈련은 앞뒤 혹 은 좌우로 흔들리는 판에서의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한다. 즉, 평소보다 더 강한 자극을 줘야 능력이 향상된다는 과부하의 원칙이 밸런스 능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트레이닝의 특수성(specificity)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밸런스 능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단순히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지능력과 훈련 시 환경적인 요소를 얼마나 다양하게 해주느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축구는 신체활동뿐 아니라 매 순간 상황판단을 해야만 하는 인지활동이 포함된 종목이다. 동시에 두 가지 이 상을 해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날아오는 공을 향해 점프 헤딩을 한 후 착지할 때 주위 상황을 판단 함과 동시에 고관절, 무릎, 발목을 고정시키기 위해 미리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능력이 훈련돼야 한다. 동시에 여러가지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근육을 미리 준비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이 신장반사를 통한 관절보호보다 더 중요하다.
이미 몇몇 연구에서 인지 훈련 및 근신경계 훈련 후 십자인대 부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햄스트링 근육이 미리 활성화되는 것을 밝혀냈다(Zebis et al., 2008). 또한 밸런스 운동만 했을 때보다 밸런스 운동과 인지적 부하를 동시에 가했을 때 밸런스 능력이 더 많이 증가됐다는 연구도 이미 나와있다 (Beilock et al., 2002; Silsupadol et al., 2006).
요약하자면 몸 안에 있는 고유수용 감각기는 훈련을 통해 발달될 수 없다. 선수가 재활 초기 단계가 아닌 이상 신장반사를 통한 훈련보다는 신체활동과 인지적 능력을 동시에 자극하는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만들고 훈련할 때 근육을 무의식적으로 미리 활성화 시켜 관절 각도를 유지함으로써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오성환 KFA O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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