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선수, 그들만의 섬

2020. 2. 6. 04:02축구정책

 

한국의 합숙문화 설립 배경

 

합숙문화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은연중에 강요하는 형태로서 내부적으로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세계적으로 중용된 수단이다. 한국은 어떻게 합숙문화가 시작되었을까. 1972년 박정희는 한 연설에서 "인간은 자유로운 개인이 아닌 국가가 필요로 하는 애국적 국민이며 교육을 통해서 애국적 국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고 발언했다. 박정희는 불안한 시대적 배경을 극복하기 위해 유신적 인간상을 정립했고 국민적 일체감을 형성하고자 화랑교육원을 비롯 새마을지도자연수원, 사임당교육원과 같은 합숙형 교육기관을 대거 설립했다. 

 

동시에 청소년 체육 문화 창달이라는 목적 아래 지금은 '전국소년체육대회' 라 불리는 '대한스포츠소년대회'를 개최했고 이는 시도 간, 학교 간 과열된 경쟁을 초래했다. 당시 대한스포츠소년대회의 상위 입상은 학교 명예 뿐만 아니라 학교장과 지도 교사의 진급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들은 애교적 선수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합숙문화를 정당화했다. 이를 통해 학생선수들은 승리의 도구와 수단으로서 억압아래 이용당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박정희는 “교육은 국방과 반공의 새 가치관을 확립하고 생산과 직결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교육자들이 먼저 국가가 요구하는 인간을 만들어야한다.”고 거듭 강조하였다. 이는 학교 또한 안보체제 구축 및 유지를 위한 국가의 하위 기관으로서 기능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본인은 애국적 국민과 애교적 선수 육성은 공동체 실현 바탕 아래 집단에 대한 충성심을 은연중에 강요하여 애국적 국민을 양성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주관적으로 해석했다.

 

더욱 나아가 1972년 당시 대한민국 정부는 학생선수들이 학업에 부담을 갖지 않고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체육특기자 입시 제도를 도입하였다 (Han, 2009). 이 제도를 통해 학생선수들은 학업 성적이 아닌 대회 성적만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으며, 주당 6일 훈련 및 1일 4회 훈련 등 훈련시간의 증가와 학생선수 생활관리를 위한 합숙훈련이 관행화 되었다(Kim, 2011; Lee, 2015). 이를 계기로 학교 운동부는 학생이 아닌 선수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그 제도적 기능을 더욱 견고히 하였으며, 합숙훈련 체계에 대한 정당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이라는 개인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엘리트 중심 체제인 학교 운동부와 합숙훈련 체계를 정당화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들에게 학교 운동부의 상위 입상 은 곧 개인의 자아실현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와 더 나아가 상위 교육기관(관할 교육청, 교육부)은 합숙훈련이라는 제도를 더욱 합리화 또는 정당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는 체육특기자 입시제도 도입 이후 병역특례 제도를 추가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엘리트 중심의 체육정책을 더욱 견고히 하였다.

 

합숙소 폐지 원인

 

지역사회의 암묵적 동의를 기반으로한 학생선수 합숙문화에서 발생하는 범죄문제들은 부모, 학교가 침묵의 카르텔

을 형성함으로서 대두되지 않았지만 2003년 발생한 한 사건으로 인해 합숙소 문화는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2003년 천안 한 중학교 축구부 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9명의 아이들이 숨지고 17명의 아이들이 중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참사로 말미암아 초등학교, 중학교 합숙소 폐지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법적근거를 통해 합숙문화를 근절하고자 했지만 2016년 안민석 위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아직도 합숙소가 자행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에 조재범 코치 파동으로 폐쇄적인 합숙문화의 문제점이 재차 대두되자 스포츠혁신위원회은 2차 권고안으로서 합숙훈련 폐지를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했다.

 

합숙소 폐지 반대

 

일각에서는 합숙문화를 근절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옳지만 대안이 없는 정책이라 비판 하고 있다. 군단위 이하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고자 할 경우 운동부가 있는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야만 하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해야한다. 지역 군단위 조성된 기반 없이 합숙소 폐지가 강행된다면 타 지역 출신들의 기회는 박탈 될 것이고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안없는 합숙문화 폐지는 기형적인 기숙 형태와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 치외법권에서 생활을 강요하는 형태를 양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토론

 

내 자식을 위해서 모든 부조리를 묵인하고 용인한 부모들의 태도는 지도자들의 부도덕적한 행동방식을 강화시켰다. 허나 부모들이 용기있게 나서지 못한 까닭도 존재한다. 잘못을 저지른 지도자들은 징계위원회 회부 전 한발 앞서 자체적으로 사직서를 쓰고 타 지역으로 이동해 아무런 문제 없이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악용한다. 또한 지도자에 대한 적극적인 처벌보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관리자인 교장을 압박하고 문책하는 형태의 대응방식으로 일관하여 2019년에만 경기도에 있는 287개 해체 되었고 2000여명의 아이들이 운동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황대호 의원은 이런 모순을 타파하고자 학교는 교육부에, 실업팀은 시 자체에 상향식 징계기록 제출을 통해 모든 지역에서 공유하고자 제안하였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합숙훈련의 시작 배경과 그 국가의 정책적 상황 및 시대적 상황에 대해 면밀히 고찰해보기 위해 황대호 의원의 영상과 안민석 의원의 조사 자료, 그리고 명왕성 박사의 논문을 인용했다.)

 

참고 및 인용문헌

 

Ahn, M. S. (2016). My Nostalgic House: Current Status of Athletic Dormitory and Life of Student Athlete. Diagnostic report of the National Audit Policy for 2016. Seoul: Education, Culture, Sports, and Tourism Committee of National Assembly

 

Myung, W. S. (2017). The socio-cultural background and the current issues of camp training system in school sport

 

축돌이 : 김기현

UEFA B-Lizenz / DFB B-Lizenz 유럽축구연맹 / 독일축구협회 B 라이센스 지도자 자격증 보유

www.trainertalk.net

koreaemil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