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저변 및 인프라 해결방안

2020. 4. 28. 00:10축구정책

한국 축구 저변 및 인프라 해결방안

 

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특정 종목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스타 선수 배출을 통해 해당 종목 산업의 수요가 증대되어 확장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수한 인프라와 넓은 저변을 통해 자연스레 재능들을 양성하고 시민들에게 스포츠를 보급하는 것이다. 한국은 전자의 구조에서 갇혀 같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여자 축구도 이에 해당한다. 여자 축구는 여러 국제대회에서 연령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는 여자 축구 투자와 축구 산업 확장을 유발할 것이라 예측되었지만 단기적인 수요 상승 효과만 나타났다. 열악한 저변 및 여자축구가 가진 경제적인 파급력은 남자 축구에 비해 미비해 스폰서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여자 축구 산업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수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자 축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변 및 인프라를 확충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저변과 인프라를 확충시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남녀 한국 축구 클럽 모두 통틀어 프로 구단을 제외한 학원과 클럽은 대부분 전적으로 학부모 회비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독일 또한 부유한 가정의 축구를 잘하고 싶은 아이들의 수요에 대응하여 월 최저 60~250만원에 가까운 회비를 받는 축구 기숙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월 10유로 이하에 이용할 수 있는 수 만개의 축구 클럽 중 극히 드문 몇 개의 클럽일 뿐이다. 반면 한국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100~200만 원에 가까운 회비를 감당하고 있다. 소수의 타고난 재능들은 큰 비용 없이 프로 유소년 산하 혹은 학원이나 클럽에서 축구를 하고, 보통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부모의 월 수백만 원의 비용이 한국 축구를 받치고 있다. 축구를 잘 하는 일반 학원 학생의 회비는 추가적으로 전력 외의 선수들을 수급하여 재정 수입을 충당하여 면제를 준다.

 

기형적인 산업으로 발전한 한국 축구 저변과 인프라는 어떤 방식으로 확장되어야 할까?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에서 넓은 구장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자체와 논의 후에 구장 이용권을 대여하는 것도 어느 정도 선수 숫자를 확보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 또한 전적으로 학부모 회비를 통해 충당될 가능성이 높다.  클럽 측은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이용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은 학교 내에서 클럽 선수들을 육성하고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운동장을 확장하여 임대 사업에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자체에서 설립한 축구장 외에 대부분 학교들은 운동장을 가지고 있다. 부지를 마련하고 구장을 새로 짓는다면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공간과 비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학교는 클럽 운영 시간을 포함 운동장을 사용하는 시간을 정한 뒤, 수업시간과 방학시간 외에는 학교 행정 업무와 학교장의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해 운영 권한을 지방체육회에 준다. 학교와 클럽이 사용하는 시간 이외에 지역 거주민들은 개별적 단위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규모의 그룹을 대상으로는 인증된 동호회를 대상으로만 구장을 대여해준다. 그리고 임대 수익은 학교 구성원 혹은 이사 측에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클럽을 위한 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한다. 이후 학교 이름을 빌려 K6 혹은 K7 등 성인 구단을 창단하고자 하는 클럽에게 구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 등 어느 정도 특혜를 주는 편이 좋지 않나 싶다. 이후 체계가 잡힌다면 지방체육회에서 클럽으로 운영 권한을 넘겨 구장 관리를 맡길 수도 있다. 

 

축돌이 : 김기현
유럽축구연맹/독일축구협회 B라이센스 지도자자격증
koreaemi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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