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체육 문제점 개선방안

2022. 10. 13. 16:49축구정책

대한민국 체육 문제점 개선방안

서문

 

대한민국은 88서울올림픽, 02한일월드컵, 18평창올림픽과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연이어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더 나아가 대한민국은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선진국으로 진입을 하는 과정 혹은 그 이전부터 행정과 현장 관계자들 사이 마찰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을 비롯한 체육행정가들은 전문스포츠에서 매번 발생하는 문제들을 지적하며 전문스포츠에서 생활스포츠로 혹은 학교 운동부에서 클럽으로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지도자들을 포함한 현장 관계자들은 새로운 정책의 방향성은 인정하지만 소통 없이 일방적인 통보 형태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은 행정가들이 전문스포츠에서 생활스포츠로의 전환을 모토로 전문스포츠를 말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 생활, 학교스포츠는 세발자전거의 바퀴와 같다. 바퀴가 하나라도 고장난다면 자전거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전문스포츠나 생활스포츠 중 특정 단체가 스포츠를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제27, 스포츠기본법 제2조와 체육인복지법 제4조에 의거 모두가 누리는 스포츠가 실현되어야 한다. 모두가 누리는 스포츠란 잘못된 것들은 고치고 모든 국민들이 경제적시간적 장벽 없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다.

 

헌법 제27조 1항 1조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스포츠기본법 제2조 (기본이념) 이 법은 국민 모두가 스포츠 및 신체활동에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스포츠의 가치가 교육, 문화, 환경, 인권, 복지, 정치, 경제, 여가 등 우리 사회 영역 전반에 확산될 수 있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다하며, 개인이 스포츠 활동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도록 하고, 스포츠의 다양성, 자율성과 민주성의 원리가 조화롭게 실현되도록 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
 
체육인복지법 제4조 (체육인의 지위와 권리) ① 체육인은 국가 체육 발전과 국민의 행복증진을 위하여 공헌하는 존재로서 정당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 ② 모든 체육인은 자유롭게 체육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체육활동의 성과를 통하여 정당한 정신적, 물질적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 ③ 모든 체육인은 유형ㆍ무형의 이익 제공이나 불이익의 위협을 통하여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진다.

 

본 글은 먼저 대한민국 스포츠 생태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설명할 것이다. 그 다음 대한민국 스포츠 생태계에서 어떤 문제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분석한 뒤 마지막으로 현실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스포츠 생태계

대한민국의 최초 스포츠 정책은 과거 동구사회주의국가 스포츠 모델인 국가아마추어리즘에 기반한다. 국가아마추어리즘이란 국가가 아마추어 선수를 육성해 국가대표로 선발한 후 병영식 선수촌에서 운동에 전념토록 하여 국제대회의 메달을 따면 연금과 군면제 혜택으로 국가가 보상하는 형태다 (안민석, 2020).

 

국가아마추어리즘이 태동된 계기는 당시 시대상황과 관련이 있다. 군부정권은 불안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상황을 타개하고자 스포츠 국제대회를 활용했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해 북한과 대비된 체제의 우수성을 선전하고 애국심을 고취시켜 집단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를 위한 초기단계로서 학교합숙훈련을 동반한 애교적 운동선수 생산을 시작했고 전 연령에 걸쳐 전문스포츠 선수들을 생산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했다. 전국스포츠소년대회를 개최하고, 체육고등학교와 한국체대를 설립하고, 체육 특기자들이 진학할 수 있는 체육 특기자 제도를 만들고, 병역면제를 도입하고, 최종적으로 프로팀 및 실업팀을 창단해 육성의 연속성을 완성했다. 또한 선수 은퇴 이후 해당 회사에서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직업적 대안을 제시했다.

 

국가아마추어리즘에 기반한 스포츠 정책을 통해 달성한 국제 대회의 우수한 성과는 불안한 국내외 정세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많은 학생들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우수한 성과는 오로지 국가를 위해 운동기계로서 희생되어 제2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는 선수들의 피로 이룩한 것이라는 비판과 정책의 취지가 국민이 아니라 국가였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이 지속될 수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가와 학교를 위한 운동선수를 양성한다는 명목 하에 감독들은 학생들을 학대하고 학부모들은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대학 진학을 위해 거치는 과정이라 인식하며 범죄를 묵인하고 선수들은 시합 출전을 위해 감독에게 복종했다. 운동부 성적을 통해 승진을 기대했던 운동부 담당 교사도 이를 철저히 방관, 묵인하고 동조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피해자로 성장했던 선수들은 누군가를 다시 가해하며 끊임없이 피해자를 생산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를 기점으로 국가아마추어리즘에 기반한 체육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5명의 사상자를 낸 2003년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사건으로 인해 학교 운동부의 합숙훈련 체계에 대한 문제가 대중적으로 공론화되었다 (명왕성, 2017). 이와 함께 성폭행, 폭력, 금품수수, 부정청탁 같은 문제들이 대두되었다. 행정가 및 관리자들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엘리트 중심의 체육정책으로 여겨 학교 운동부 해체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뒤이어 운동부 운영비를 대폭 삭감하는 학교들도 늘어났다. 국가 주도로 시작되었던 스포츠 육성 정책에 균열이 생기며 운동부를 지속하고자 했던 감독들은 학부모로부터 운영비를 충당했다.

 

이런 열악한 환경은 악순환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학부모가 감독에게 훈련이라는 서비스 제공을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감독에게 돈을 상납했다. 학부모는 과도한 회비 뿐만 아니라 각종 선물 등을 상납하거나 심지어 감독과 성적 관계를 맺기도 했다. 감독은 상납의 대가로 특정 선수가 상위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상위 학교 팀 감독에게 부정 청탁했다. 자신의 요구사항을 거부한 학부모의 선수를 출전에서 배제시키는 등 권력을 남용하고 학부모들과 선수들 위에 군림하기도 했다. 1년 단위로 계약하거나 선수들이 있어야 고용을 보장받는 감독의 불안한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있었다. 감독은 운동부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재능이 없는 선수들이 운동을 그만 두지 않도록 거짓말을 하고 헛된 희망을 심었다. 선수들은 시합에 출전하기 위해 폭력을 당하거나 부조리한 상황에 놓여도 감독에게 복종했다. 학부모들은 선수들을 향한 감독의 폭력을 묵인하고, 선수들은 학부모들의 청탁성 접대를 묵인했다. 각자의 보상체계를 위한 삼자간 암묵적 합의는 특수한 권력 관계와 악순환 구조를 강화했다.

 

그림 1. 삼자간 암묵적 합의

 

미래에 대한 대안 없이 무조건 운동만 했던 학교 운동부의 대안으로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민간클럽이 설립되었다. 최초격은 차범근축구교실로 이후 프로 선수들도 은퇴 후 생계 유지 혹은 유소년 육성 등의 목적으로 민간클럽을 설립했다. 민간클럽은 취미반이나 전문반만 운영하는 경우도 있고 취미반과 전문반을 나누어서 운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반과 학교 운동부 회비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아 민간클럽들이 생김으로써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소규모 민간클럽의 감독은 팀 훈련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관리자로서 행정 업무도 겸하고 있어 이중부담을 안고 있다.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추가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는 경우 비극적인 사건들도 많이 발생했다. 2019년 민간클럽의 20대 초반 코치가 동승 운전자 없이 통학 차량을 운행하다 두 명의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 클럽들은 프로축구연맹 세칙에 따라 의무적으로 U18, U15, U12, U10 팀들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성남FC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성남, 광주, 인천, 경남, 대구, 강원, 부천 등은 일반 주식회사로서 운영되고 있고 안양, 수원FC는 재단법인, 안산, 아산은 사단법인, 군 팀인 상주를 제외하고 서울(GS스포츠), 수원(제일기획), 울산(현대중공업), 전북(현대자동차), 포항(포스코), 제주(SK에너지), 부산(현대아이파크), 전남(포스코), 서울이랜드(이랜드), 대전하나시티즌(KEB하나은행) 등은 모기업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중 성남FC 2021년 사업보고서 참조). 대부분의 프로클럽들은 회비를 감면해준다. 재정을 충당하지 못한 프로클럽들 중 일부는 선수들로부터 회비를 받지만 그 금액은 다른 조직들과 비교했을 때 적은 편이다. 프로축구 클럽들뿐만 아니라 프로농구 클럽들도 유소년 팀들을 운영하고 있고, 프로배구 팀들도 배구 교실을 열며 자체적 유소년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주관하여 지역거점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이다. 공공스포츠클럽 사업은 2013 228 시군구에 각각 1개의 클럽을 설립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꾸준히 상승하는 국민들의 스포츠 참여 욕구를 해소하고 동안 체육계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있는 정책으로 여겨져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던 정책이다. 하지만 행정체계 다원화로 인해 일관성 없이 도중에 중단되고 새로운 주체가 사업을 재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추어져 2022 기준 226개의 클럽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종목이 다양하지 않고 여러 방법으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초기의 목적과 다르게 세금과 회원들의 회비로만 의존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있다.

 

그림 2. 정부주관 스포츠클럽 사업 개요

 

문헌참조

 

명왕성. (2017). 학원 스포츠 합숙훈련 체계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현 주소.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28(3), p.592-607.

 

오마이뉴스. (2020). [주장] 스포츠 인권을 사라지게 만든 적들, 그리고 국가아마추어리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55883

 

전자공시시스템. (2022). https://dart.fss.or.kr/dsab007/main.do

 

남상우 외. (2017). 성공적인 스포츠클럽 모델을 위한 연구. 스포츠정책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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